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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인한 억울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Contents/Reconceptualizing | 새로운 관점

by SOURCEof 2023. 6. 2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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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8~14일 남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돌고래, 바다사자 등의 해양포유류 1천 마리 이상이 죽거나 병든 채 발견되었다고 미국 국립 해양 대기관리국(NOAA)이 보고했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많아진 독성 규조류(사슬등침돌말, Pseudonitzschia)가 그 원인이라고 이야기했다. 규조류인 사슬등침돌말은 도모산이라는 신경독소를 생산하는데 이는 포유류나 조류 등의 동물에게 발작, 뇌 손상이 일어나게 하며, 때론 죽음에 이르게까지 한다. 카론 교수는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해로운 조류와 관련된 문제를 기후변화가 악화시키고 있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계속 들려오는 이런 억울한 죽음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누군가는 ‘아직 나는 살아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마음으로 안도할 것이다. 누군가는 느껴지게 될 슬픔이 싫어서 무시해 버릴 것이다. 계속 쏟아져 나오는 기후 위기 뉴스들을 사람들은 피곤하게 느낀다. 거의 매일 같이 들려오는 해수면 상승의 이야기,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버겁다. 그 버거움을 잘 안다. 그런데도 이 뉴스를 재가공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이들의 죽음을 무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느껴지는 이 슬픔을 애도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랑이 많은 사람이 살아가기 쉽지 않은 시대에 우리는 살아간다. 그렇기에 모두는 그 ‘사랑’을 베일 속에 꼭꼭 숨긴 채 살아간다. 어쩌면 이 시대가 삭막해진 이유는 우리에게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가진 사랑을 꺼내기 너무 어렵기 때문에 사랑이 실종된 세상에 살아가는 기분이 드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 들은 먼저 용기를 낸다. 때로는 너무 버겁더라도, 마음에 상처가 아물 시간이 없을지라도 용기를 내어, 누군가의 고통에 마음 아파하고 슬퍼하며 애도한다.

 

 

그렇기에 용기는 사랑이다. 사랑은 용기다. 용기 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진다면 이 삭막한 시대가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슬픔을 느끼기로 용기를 낸 사람들을 모두 응원한다. 그 슬픔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 마음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정신 차리고 신경 쓰지 마!”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슬픔을 느끼기로 한 그 용기와 사랑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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