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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야생동물을 본 적 없는 이유

Contents/Research | 리서치

by SOURCEof 2022. 12. 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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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다이어트 처음 본 단어의 조합은 아닐 것이다. 이미 주변에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반려동물을 만난 사람도 꽤 될 것이라고 믿는다. 문뜩 궁금해졌다. 왜 반려동물에게 다이어트가 필요할까? ‘무게가 많이 나가 건강이 좋지 않게 되므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대답 말고 보다 근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왜 반려동물은 종종 건강이 위험해질 정도로 뚱뚱해지는 것일까? Oslo 자연사 박물관의 동물학자 Petter Bøckman은 “야생동물이 너무 뚱뚱해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주변에서 ‘뚱뚱한’ 야생동물을 본 기억이 없다. 바다코끼리 같은 추운 지역에서 살아가기 위해 지방을 몸에 많이 축적한 종들을 제외하고 서는 말이다.

 

Bøckman은 “만약 무게가 많이 나가게 되면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렇게 되면 음식을 조금밖에 얻지 못해서 다시 날씬해진다. 뚱뚱한 치타를 생각해 보라. 뚱뚱한 치타는 가젤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결국 야생동물이 뚱뚱해지지 않는 이유는 ‘먹이를 찾는’ 과정 때문이다. 야생에서 위험할 일이 적고 사냥을 할 필요 없는 코끼리와 같은 대형 초식동물의 경우에는 어떨까? 이런 동물의 경우 먹는 음식의 대부분을 소화하지 못해서 거의 하루 종일 먹어도 뚱뚱해지기 힘들다. 

 

 

 

먹이를 찾기 위해서 인간과 반려동물은 신체 활동이 필요하지 않다. 인간의 경우 배달앱을 통해 집 앞으로 조리된 음식을 시킬 수도 있고 이미 누군가 재배한 음식을 구매해서 조리해 먹는다. 반려동물의 경우 밥그릇에 제때 사료가 급여된다. 그렇기에 체중이 많이 나가더라도 음식을 구하는데 어떤 지장도 없다. 그래서 아무리 체중이 많이 나가더라도 질병으로 죽지 않는 이상 반려동물과 인간은 계속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반려동물도 인간도 ‘음식 걱정 없는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 역사적으로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진화적으로 먹은 영양소를 몸에 잘 저장할 수 있는 반려동물과 인간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적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들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식이 갑작스럽게 풍부해짐으로써 비만에 걸리기 더 쉬운 인류와 반려동물이 된 것이다. 

 

비만의 문제는 진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몇몇 과학자들은 말한다. “50세대 이후 뚱뚱한 사람을 보기 힘들 것이다라고 그들은 말한다. 왜냐하면 살이 너무 많이 찌지 않는 사람들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낮아서, 더 잘 살아남아 자연선택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결론은 너무나 찝찝하다. 음식의 영양소를 잘 흡수하고 저장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축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적은 양의 음식으로 살 수 있는 인류의 모습이 더 좋은 것 아닐까? 반려동물에게도 그럴 것이다. 인간과 반려동물이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몸에 영양소를 잘 저장할 수 없는 세상을 바라지 않는다. 그렇기에 다른 제안을 해 보고자 한다. 

 

우선 반려동물에게 음식을 바로 급여하지 않는 것 어떨까? 공을 굴리거나 일종의 움직임이 있어야지 사료가 급여되도록 한다면 반려동물이 보다 행복할 수 있을 것이며 비만의 위험으로부터도 조금은 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경우 음식을 찾고 가공하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며 살아간다. 이런 과정이 있어야지만 ‘지루하지 않게 계속 무언가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음식을 바로 급여하지 않고 찾아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행동풍부화’라고 부르며 어딘가 갇혀있는 존재들의 복지를 위해서 중요하다고 평가받는다. 코로나로 자가 격리하며 아무 일도 해보지 않아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어딘가 갇혀있을 때 ‘무료함보다 힘든 것은 없다. 

 

인간의 경우, 모두 농부가 될 수 없겠지만 동네의 공동체 텃밭을 함께 일구어보거나 주말농장을 만들어보는 것 어떨까? 혹은 봄에 봄나물을 따러 산으로 들로 떠나보자. 음식을 수확하기 위해 육체노동이 필요하게 될 것이며 직접 재배한 음식을 먹지 않을 때도 음식의 소중함에 대해서 더욱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해답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단 하나만 기억하며 살아가면 좋겠다. ‘음식을 먹기 위한 움직임에 집중하기 특히 ‘비만’에 대해 생각할 때 꼭 했으면 좋겠는 생각이다. 비만의 근본적 원인은 음식을 직접 찾거나 재배할 필요가 없는 현대사회 아닐까?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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