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다른 바다를 본다
오늘도 나를 넣는다. 다리를 접어서. 나는 좁은 곳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 반려인은 나를 접으며 말한다. 병원. 가자. 기대거나 밀면 휘청이고 늘어나는 작은 가방 안으로 넣었던 것이다. 그리고 딱딱한 바닥을 밟지 않은 것처럼, 가방 밑으로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몸이 약간 아래로 내려갔다. 이 가방 안에 들어갈 때마다 안전하지 않다는 기분이 든다. 아무리 맛있는 츄르라는 것을 줘도 그렇다. 반려인이 한 발씩 딛을 때마다 나의 몸이 출렁거리는 느낌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작은 가방의 그물망 밖으로 고갤 밀어내려고 했다. 그래야 밖을 겨우 볼 수 있다. 몸을 웅크리고 있는 작은 공간 속으로 반갑지 않은 소리가 침범한다. 길에서 살 때 거대하고 딱딱한 동물들이 내던 소리다. 부웅. 구어엉. 그들은 입을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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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2.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