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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이와 광순이의 자유를 위한 옥수수튀김.

Contents/Vegan Food | 비건 음식

by SOURCEof 2023. 1. 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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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나와있는 광복이와 광순이가 누구냐고?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침팬지 남매이다. 광복이는 2009년 8월 15일에 태어났다. 서울대공원은 침팬지가 태어난 날이 광복절이라고 '광복이'라는 성의없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2012년 2월, 광복이의 엄마는 또 새끼를 낳았다. 광복이의 동생이라고, 그리고 성별이 여성이라고 이름을 '광순이'라고 지어주었다. 서울대공원은 침팬지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참으로 귀찮았나보다. 광복이와 광순이의 엄마 침팬지는 광복이도 광순이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모든 포유류가 가지고 있다는 모성애라는 것이 광복이와 광순이의 엄마에게는 작동하지 않았던 것인지, 오랜 시간동안 감옥같은 동물원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삶을 새끼에게는 물려주기 싫었던 것인지, 아니면 '모성애'라는 것이 남성성별을 가진 집단이 여성성별을 가진 누군가에게 강요를 하는 사회적 산물이라서 그것을 거부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 침팬지는 자신의 낳은 광복이도 광순이도 키우지 않았다. 광복이와 광순이 남매는 인간 사육사에게 인공포육으로 길러졌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광복이와 광순이 외에도 4마리의 침팬지를 사육하고 있지만, 두 마리의 남매 침팬지를 합사할 생각이 없다. 합사할 생각이 없는 것인지 의지가 없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서울대공원에서 광복이와 광순이를 인도네시아에 있는 '따만 사파리'로 보낼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따만 사파리 자체가 동물학대를 하는 동물원이라는 것이다.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의 이형주 대표에 따르면 "따만 사파리는 운영 목적 자체가 코끼리 등에 타고, 사자와 사진 찍고, 그런 걸 하기 위해 운영되는 곳"이라고 한다. 사자·호랑이를 약물에 취하게 해 인간과의 사진 찍기에 동원한 게 폭로된 적도 있고, 코끼리쇼를 하던 도중엔 쇠꼬챙이로 코끼리를 찌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침팬지의 평균수명은 대략 50세 정도이고 광복이는 13살, 광순이는 11살이다. 책공장더불어의 대표 김보경씨와 여러 서울시민, 동물관련 단체 사람이 서울대공원 등에서 끊임없디 집회를 하며 광복이와 광순이의 인도네시아 반출을 막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유정희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관악4)은 6월 21일 제308회 본회의에서 "따만 사파리는 관람객들이 하마 입에 플라스틱을 넣고, 사슴 입에 술을 붓던 곳"이라며 "관순이, 광복이는 여기서 태어나 모든 생활패턴, 기후, 사육사에 적응하며 자랐는데 기후 환경이 전혀 다른 먼 나라로 보내는 게 올바른 건지 모두에게 묻고 싶다"고 비판하였지만, 서울대공원은 기존 계획대로 반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 광복이, 광순이와 옥수수 튀김은 무슨 관계냐고? 사실 아무런 관계가 없다. 여름에 한국에서 재배가 잘 되는 작물이 옥수수와 감자라기에 옥수수와 감자를 가지고 할 음식을 고민하던 중, 광복이와 광순이의 이야기를 듣고 서두에 쓴 것 뿐이다. 문제는 내가 이 요리에 사용할 옥수수의 원산지가 한국이 아니라 태국산이라는 것이다.

 

 

 
 
 

그냥 옥수수만 튀기면 애매해서 감자를 갈아서 섞으려고 했는데, 집에 감자는 떨어졌고 주말이라 집 근처 마트가 문을 닫을 관계로 집에 남아있는 감자전분을 사용했다.

 

 

 

 

 

감자와 옥수수만 가지고 요리를 하면 심심할 것 같아서 집에 남아있는 비건 식물성 치즈도 가지고 왔다. 이 식물성 치즈에 사용된 코코넛 오일의 원산지가 인도네시아다. 서울대공원이 광복이와 광순이를 보낼 예정인 동물원이 인도네시아에 존재하니 이제서야 약간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인도네시아산 코코넛오일로 만든 비건 치즈로 요리를 할 생각은 있으나 광복이와 광순이를 인도네시아로 보내는 것은 반대한다.

 

 

 

 

 

요리를 하기 전 날, 큰고모부가 수확한 옥수수가 집에 도착하기는 했지만 옥수수를 찌는 것은 귀찮으니까 옥수수 통조림을 사용한다.

 

 

 

 

 

옥수수 통조림을 따서 볼에 부어버린다. 보통은 체에 걸러 옥수수와 물기를 분리하는데 어차피 물을 조금 섞어야 하는 거라서 수분과 옥수수 알갱이를 따로 분리하지 않았다.

 

 

 

 

옥수수를 넣은 볼에 감자전분 적당량과 비건치즈를 뿌린다.

 

 

 

 

 

적당량의 감자전분과 비건치즈를 섞다가 둘 중 하나가 더 필요한 것 같으면 추가를 하도록 한다. 처음부터 너무 많이 넣게 되면 노답이지만 처음에 조금만 넣고 조금씩 추가를 하면 해답이 나온다.

 

 

 

 

옥수수전을 가장한 옥수수 튀김을 할 때는 식물성 기름, 카놀라유를 사용해본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 후에 옥수수전 혹은 옥수수 튀김을 굽는다.

 

 

 

 

 

어느 정도 익히면 그릇에 덜어두었다가 식으면 먹는다. 중요한 점은 옥수수튀김에 들어간 감자전분이 다 익을 때까지 제대로 익혀야 한다는 점이다. 식물성 음식이라 좀 덜 익는다고 탈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덜 익은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나쁘다.

 

우리는 서로 아무 관계도 없는 것처럼 살아간다. 우리는 마치 남의 일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침팬지 남매 광복이와 광순이가 애초에 없는 존재인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연결이 되어있고 모든 일에 조금씩 관계성을 맺어간다. 광복이와 광순이는 어렸을 때, SBS 프로그램 TV동물농장에 나와서 잠깐이나마 인기 스타가 된 적이 있지만 성체가 되자 마치 없어진 존재처럼 서울대공원의 뒷방에 갇혀지냈다. 당신이 어린 시절 TV에서 보았던 그 침팬지를 서울대공원은 필요가 없어지니 세상에서 지워버리겠다는 것이다. 덜 익은 옥수수튀김을 먹는 것보다 더 기분이 나쁜 것은 마땅히 있는 존재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마땅히 존재하는 기억을 떠올리지 않는 것이다. 장애인이 장애인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야하는 것처럼, 침팬지인 광복이와 광순이도 동물원이 아닌 원래 살던 서식지로 돌아가서 살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 서울대공원이 인위적으로 인공적으로 광복이와 광순이를 임신시키고 태어나게 하였다면, 해외의 다른 동물원으로 침팬지를 보내 자신의 과오를 없애버리는 것이 아닌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 살아있는 존재와 함께 사는 것은 한여름날 옥수수튀김을 해먹는 것처럼 단순한 일이 아니다.

 

 


광복이와 광순이에 대한 기사 링크 : https://vo.la/rEbOzO(출처 머니투데이)

 

글쓴이: 나윤

동물이 좋아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동물이 좋아 비건이 된 사람. 동물 중에서는 대동물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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