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부산에서 좋은 인연들을 만나며, 어디에 사는지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부산에는 신기하게도 단독 주택이 960만 원, 1,300만 원인 동네가 있다. 그 동네의 이름은 감천문화마을이다. 1980년대에 지어진 벽돌 건물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다.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기에, 부동산에 연락해 감천문화마을로 향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고양이었다. 단층 주택이 대부분인 이 공간에서 고양이는 지붕 위에서 유유자적 걸어 다니기도, 낮잠을 자기도 했다. 작은 골목에는 차가 들어오지 못하므로, 꽤 안전해 보였다. 높은 건물과 쌩쌩 달리는 차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동물들은 보다 안전하게 이곳에서 살아간다.
‘재개발’은 많은 사람에게 기쁜 이야기 일지 모른다. 하지만 고양이들, 그 공간에 살아가는 원주민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리다. 우리는 사용하던 것을 버리고, 다시 사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이런 세상에서는 더 많이 일해야 하고, 더 많이 지구를 파괴해야 한다.
우리의 도시는 어떻게 변화할까? 우리의 지구는 어떻게 변화할까? 동물들은 신경 쓰지 않은 채 인간들만을 신경 써 만든 것이 도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다녀오니 도시는 보다 폭력적이었다. 지구에 살아가는 모두를 신경 쓰는 지구가 되길 바란다.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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