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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염원은 어떤 상관이 있나요?

Contents/Reconceptualizing | 새로운 관점

by SOURCEof 2023. 1. 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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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곡식이나 과일은 추석쯤에 익지 않은 상태다. 추수를 하기 전에 농사의 중요 고비를 넘겼을 때 곡식을 걷어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 추석의 본 의미라고 한다. 과거에는 공통된 염원이 ‘풍년’이었다. 그렇기에 가족들을 불러 모아 풍년을 염원하는 절기인 추석이 오랜 시간 우리 사회에 존재했을 것이다. 지금은 풍년을 염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수많은 염원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각자의 염원으로 살아간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은 어떤 것을 염원할까?

 

염원은 각자의 삶 속에서 생성된다.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따라, 염원하는 것이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돈이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자유가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맛있는 저녁이 될 수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는 틀 안에서 염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집 안에서만 갇혀 지낸 반려동물은 산책하는 삶을 염원하지 못할 것이다. ‘산책’이 존재하는 것을 모르는데 ‘산책’을 염원하기란 힘들다. 그렇기에 반려동물도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기반으로 무언가를 염원할 것이다. 예를 들면 매일 산책하는 삶, 매일 맛있는 것을 먹는 삶과 같은 것 말이다.

 

 

 

 

건물주의 자녀로 태어난 사람은 본인 명의의 집을 염원하지 않을 것이다. 한 번도 굶어보지 않은 사람은 굶지 않는 삶을 염원하지 않을 것이다. 중산층 미국인은 미국의 한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쉽게 염원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의 빈곤층이 미국의 한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염원하기란 쉽지 않다. 때론 중산층 미국인이 개발도상국의 빈곤층에게 응원을 건넨다. 이런 응원은 때론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답답함만 증가시킨다. 같은 것을 염원할 뿐, 그것에 다다르는 길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필자가 쓴 글을 동물이 읽을 수 있다면, 동물들의 답답한 마음만 증가할지도 모른다.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필요 없는 도로를 뜯어내야 한다는 글, 반려동물의 자유의지가 실현되는 세상을 염원하는 글은 동물들에게 너무나 멀리 있는 글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말로만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무언가라도 해보는 삶을 살아보자. 우리가 염원하는 것을 모두가 염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더 나아가서 모두가 평등하게 모든 것을 염원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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