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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위기와 반려동물은 무슨 상관이 있나요?

Contents/Reconceptualizing | 새로운 관점

by SOURCEof 2023. 1. 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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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을 수확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전쟁, 기후 위기로 수확량이 줄고 있어 세계 각국은 긴장하고 있다. 2022년 5월 13일,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은 밀 수출 전면 금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농업관측센터는 '국제 곡물 4월호'에서 사료용 곡물 가격이 13.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사료용 곡물의 가격이 올라 ‘고기’ 가격이 오르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기사들도 나오고 있다.

 

 

 

 

생명체는 자연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지형, 박테리아, 포식자, 먹이, 물 등 다양한 것들에 영향을 받고, 영향을 준다. 이 복잡한 관계는 다양성이라고 불리며, 더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수록 생태계는 안정적이다. 어떤 개체군의 먹이가 줄면 해당 개체군의 개체 수는 줄게 된다. 그에 따라 생태계의 구성은 바뀔 것이다. 결국 수확량이 주는 문제는 생태학적 입장에서 음식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로만 다뤄지지 않는다. 해당 식물과 관계를 맺는 박테리아, 동물, 식물 모두가 이에 따라 변동한다.

 

인간은 이런 복잡성 안에서 빠져나와 자연과 최소한의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복잡한 자연은 통제하기 힘들며, 예측하기도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통제 가능한 것이 안정성이라고 여기는 듯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통제가 불가능하고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은 역동하며 최선의 선택지를 찾아간다. 인간만이 자연과 관계 맺기를 차단해 가는 것은 아니다. 인간에 의해 길러지는 동물들도 자연과 차단된다. 이들의 배설물은 일반쓰레기로 버려지거나 땅에 파묻혀 오염물질이 된다. 이들은 더 이상 스스로 음식을 찾지 않고 인간이 음식을 준다.

 

 

 

 

기후위기로 어떤 작물은 잘 자라고, 어떤 작물은 잘 못 자란다. 만약 소가 자연에서 살아갔다면, 많이 자라난 식물을 더 많이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관습성을 가진 인간은 소에게 옥수수 사료를 준다. 옥수수 가격이 올라가면 사룟값이 올라간다고 탓하면서 말이다. 반려동물의 사료에는 이런 소, 돼지, 닭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이 사육 시스템에서 어쩌면 인간과 반려동물이 최상위 포식자일지도 모른다. 최상위 포식자는 자연계에 조금 밖에 없다. 피식자의 개체 수에 따라 최상위 포식자의 개체수도 바뀐다. 어쩌면 포식자는 피식자를 먹기만 하면 되는 편안한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피식자에게 가장 많이 의존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피식자의 개체수 급감은 포식자의 개체수 급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계에서는 포식자가 새로운 음식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인간과 반려동물은 피식자들과 관련 없이 살아간다. 그나마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가축’과도 사실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최대한 자연과의 관계성을 되찾아 보는 것 어떨까? 숲속에서 올해에는 어떤 나물이 많이 나는지, 어떤 나물이 적게 나는지 알아보며 많이 자란 나물로 새로운 요리를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반려동물이 언젠가는 자연에서 음식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그들에게 남아있는 습성을 관찰하고 그 습성을 키워주는 것도 좋다. 언젠가는 비인간 동물도 인간 동물도 모두 자연과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길 바란다.

 

 

 


글쓴이: 이권우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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