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반려동물의 장례 문화는 언제쯤 개선될까?

Contents/pose problems | 문제제기

by SOURCEof 2022. 12. 31. 12:22

본문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로서의 방법은 총 3가지다. 일반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기, 동물병원 등에 위탁해 의료폐기물로 버리기, 동물 장묘업체를 통해 화장하기. 그 밖에 다른 방법으로 죽은 동물의 장례를 진행하는 것은 불법이다. 예를 들어 죽은 반려동물을 산에 묻어주었다간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사람이 되어버려 처벌받을 수 있다.

 

동물은 동물이다. 쓰레기가 아니라 죽은 동물이다. 환경 오염이 걱정될 수 있다. 수많은 사람이 죽은 반려동물을 무작위로 산에 묻으면 환경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기술은 그렇게 낮은 수준이 아니다. 땅속에서 잘 썩어 흙이 되고 다시 나무나 풀이되는, 이 자연의 과정을 우리가 끌어낼 수 있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죽은 사람을 땅에 묻는 여러 방식을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 한 가지 예시로 버섯 균으로 만든 관이 있다. 이 관은 2달 안에 흙에 흡수되고 죽은 사람이 빠르게 흙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밖에도 생분해 가능한 달걀 모양의 관에 죽은 사람을 넣고 나무 밑에 묻어서 나무의 생장을 돕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땅을 오염시키지 않고 땅을 더 건강하게 하는 장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있다.

 

 

These eco-friendly coffins made of fungi are making death less toxic

People pollute the earth even after they die. But the Loop coffin made from mushroom mycelium may finally put toxic funeral practices to rest.

www.businessinsider.com

 
하지만 현재의 한국 법체계에서 동물을 위한 환경친화적인 관이 나오더라도, 동물을 땅에 묻을 수 없다. 땅에서 난 존재들이 땅으로 돌아갈 수 없고 쓰레기 매립장으로 가던가 화장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땅이 오염되지 않고 땅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장례 방법이라면, 동물을 땅에 묻을 수 있도록 사법 체계가 과학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인식 수준에 발맞추어 변화해야 한다.

 

 

현재로서의 방법 중 그나마 나은 방법인 ‘합법적인 동물장묘업’을 통해서 하는 장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합법적인 동물장묘업체는 전국 12개 시·도에 단 57개의 업체만이 존재한다. 이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반려견과 반려묘의 수명을 15년으로 가정해서 사체 발생 현황을 파악했을 때 한 해에 57만 마리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1개의 업체가 한 해에 약 1만 마리의 동물 장례를 진행해야 한다. 물론 동물장묘업을 통해서 장례를 치르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지난해 장묘 건수는 4만 7,57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8.4%만이 동물 장묘업을 통해 장례를 진행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마침 지난 5월 27일 정운천 의원은 ‘인도적 반려동물 사체처리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반려동물의 사체가 인도적으로 처리되도록 처리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인도적 반려동물 사체처리법’ 발의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발전하는 법이 되길 바란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Rudolf von Jhering, 1818-1892)은 그의 저서 ‘권리를 위한 투쟁(Der Kampf ums Recht)’에서 ‘법은 바른 길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모색하며 탐구해야만 한다’고 했다. 2020년 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가 604만 가구, 1,448만 명인 것으로 추산되었다. 늘어가는 반려동물에 발맞추어 동물 장례문화도 발전할 수 있도록 이번 정의원의 발의를 시작으로 더 다양한 발의가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