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천천히, 3분씩
유기견 보호소에서 일한 지 어언 3달이 되어간다. 그곳엔 대략 50명 남짓의 개들이 살고 있다. 첫날이 기억난다. 처음 견사 문을 들어선 순간, 나는 압도되었다. 수많은 외침이 나를 맞이했다. 자기를 봐달라고, 넌 대체 누구냐고, 나가라 등등. 순전히 내 느낌과 해석이지만, 그들은 분명 각자 다른 말을 외쳤다. 그에 비하면 “멍멍”, “월월” 같은 의성어들은 단순하고 부족하다. 1 견사, 2 견사, 3 견사. 그리고 또 이 안에는 네모난 방들이 있다. 각 견사가 주는 느낌, 분위기, 냄새 등 모든 것이 달랐다. 많은 눈빛이 나를 다르게 훑었고, 나는 웃었지만, 사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어디를 쳐다봐야 할지, 무엇을 들어야 할지,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지. 내가 주로 하는 일은 견사 청소와..
Series/유기동물
2023. 1. 1.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