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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겨울 우울증

Contents/Research | 리서치

by SOURCEof 2022. 12. 3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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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변화하며 감정이 변화하는 것을 느껴보았는가? 참 이상하다. 날씨와 감정은 무슨 상관일까? 이는 우리 몸의 호르몬이 ‘빛'과 관련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의 블루라이트가 수면에 방해가 된다는 것도 블루'라이트'가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빛은 이처럼 우리 몸의 호르몬을 조절한다. 생체리듬을 만들어 낮에 생활하고 밤에 푹 쉴 수 있도록 진화한 덕분이다. 그렇다면 빛과 계절은 어떤 상관이 있을까? 겨울철에는 일조량이 줄어든다.(사실상 일조량이 줄어들어 겨울이 된다) 빛이 줄어들면 멜라토닌이 더 많이 분비되어 우리 몸이 쉴 수 있도록 무기력해지고 졸리게 된다. 그래서 일조량이 줄어드면 왠지 모르게 무기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행복감과 감정에 활력을 주는 세로토닌은 일조량이 줄면 줄어든다. 그래서 겨울철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를 영어의 약자로 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한다. 한국어로는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우울하면 왜 우울한지 그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겨울철에 갑자기 우울할 때는 일조량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자연조명과 유사한 풀 스펙트럼 라이트(full spectrum light)를 설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계절이 인간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서는 꽤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명칭도 존재하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의 경우에는 어떨까? 태양 아래 사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영국의 동물 구호단체 PDSA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반려인들 중 1/3이 “반려동물이 노는 것을 덜 좋아하고 우울함을 겨울철에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서 몇몇 사람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의 상태에 반려동물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동물학자 Steve Dale 또한 “반려인의 상태는 반려동물에게 영향을 미친다. 보호자가 집에서 하루 종일 우울해하고 있으면 함께 사는 개와 고양이는 이에 영향을 받는다"라고 <PetMD>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반면 <PetMD>의 수의사 Patty Khuly는 “반려동물은 아마도 놀고 사냥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쉬어가는 것이다. 겨울 동안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PetCoach>의 수의사 Nicole Vumbaco의 경우 “반려동물이 우울증을 겪는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 처럼 다양한 전문가들이 반려동물의 겨울철 우울증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말 못 하는 동물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거의 난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동물도 ‘정신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국 동물원에 있는 침팬지가 자해를 하기도 했다. 피가 날 때까지 이빨로 자신의 팔을 물어뜯었다. 이 상황에 수의사는 사람에게 처방하는 우울증 약을 투약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정형 행동도 동물에게 나타난다. 이 처럼 동물이 정신 이상 증상이 보이는 것은 관찰된 사실이며 빛에 따라 호르몬이 다르게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겨울이 된다고 해서 모든 인간이 우울해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 몇몇 비인간 동물만이 우울해지는 것 아닐까?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나의 상태, 반려동물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일기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과학적이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동물의 감정상태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는 ‘반려인'들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반려동물이 우울할 때 반려인은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동물들 모두 계절에 따라 생활양식이 변화한다. 곰은 겨울잠을 자고 캐나다에 사는 숲 개구리는 겨울에 심장을 멈추고 뇌사 상태로 만든 뒤 봄에 다시 심장을 뛰게 하고 뇌가 활동하도록 만든다. 겨울에는 동물들이 먹이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겨울을 난다. 인간의 경우 날씨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에도 우리는 ‘무기력'해서는 안되며 생산적으로 활동해야 하는 것만 같다. 그래도 나를 위해 위로해 보는 것 어떨까? ‘나의 몸은 진화적으로 겨울에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서 무기력해지고 있구나’라고 말이다. 겨울철 무기력한 것은 어쩌면 ‘이상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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