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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동물을 선물로 주지 마세요

Contents/Reconceptualizing | 새로운 관점

by SOURCEof 2022. 12.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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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크리스마스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크리스마스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지 잠시 생각해보자. 트리, 캐롤, 산타클로스, 루돌프 등등이 떠오르지만 무엇보다 기대되고 준비하게 되는 것은 ‘선물’이다.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은, 선물을 받을 사람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고민하게 해준다. 그로서 그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어쩌면 선물을 주고받는 일보다 선물을 준비하는 그 과정이 더 값진 시간일지도 모른다.

 

 

 

 

어떤 선물을 줄지 고민하는 이 아름다운 고민에 절대 포함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동물이다. 종종 영화나 현실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동물을 주는데 이는 참 위험한 일이다. 동물을 책임지기로 결정하지도 않은 사람이 동물을 선물이나 이벤트로 받게 되면 파양이나 유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동물을 선물로써 주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 새로운 가족을 그냥 주는 것이다. 조금 극단적인 예시지만, 어떤 아이를 입양해서 친구에게 주는 것이나 동물을 선물로 주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행위다. 인간을 예시로 들면 ‘아, 이건 좀’이라는 불편한 감정이 몰려온다. 왜 그럴까? 인간은 주고받는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모두 소유할 수 있다고 사람들은 믿는다. 동물도 ‘돈’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동물도 소유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동물을 소유할 수 없다. 동물과 가족이 될 수는 있어도 동물이 ‘내 것’는 아니다. 동물을 입양할 때 동물을 소유하려고 입양하면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반려동물은 생각보다 우리가 원하는 데로 살아가지 않는다. 매일 짓기도 하고 배변을 아무 곳에나 하기도 한다.

 

물론,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인 자식도 자신이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 있다. 예를 들어 “내 자식 내가 때리겠다는데 왜!”라고 소리치는 것을 종종 들어볼 수 있다. 이 소리침은 자신의 자식이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내재된 심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인간도 때론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동물을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엄청나게 낯설지는 않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이런 생각과 관념을 우리는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은 소유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선물이 될 수 있을까? 맛있는 식사가 될 수도, 그 사람이 필요해 하던 어떤 물건이 될 수도 있다. 옛날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만들어 사용해야만 했다. 의자가 필요하면 의자를, 신발이 필요하면 신발을 만들어야 했다. 아주 오래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혹은 증조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것은 만들어 사용했다. 이런 세상에서의 선물은 ‘어 저 사람에게 신발이 필요한데 내가 만들어 주어야겠다’와 같은 생각으로 부터 시작된다. 그 사람의 노동을 줄여주고 나의 노동을 선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볏짚으로 만든 신발을 선물해 주었다면, 자연에서 온 볏짚으로 신발을 만든 것이니, 신발을 만드는 나의 노동과 에너지, 가치, 기술을 선물로 준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선물’을 ‘물질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보자. 그렇다면 우리가 이번 크리스마스에 줄 선물에 대한 고민이 조금 더 쉬워질지 모른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에 대해서 고민하지 말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고민해 보자.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보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동물을 선물로 주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글을 마친다.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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