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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대변하기 위한 정당

Series/정치 ---- 동물

by SOURCEof 2023. 1. 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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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위한 정당이 우리나라에 있다면 어떨까? 위키피디아 정보에 의하면 27개의 동물과 관련된 정당이 있고 23개의 정당이 현재도 활동 중에 있다.

 

 

1. Vegan Party (Danish: Veganerpartiet)[8]

2. V-Partei³ ("Party for Change, Vegetarians and Vegans") (German: Partei für Veränderung, Vegetarier und Veganer)

3. Trees Party

4. Prohibition Party

5. People-Animals-Nature (PAN) (Portuguese: Pessoas-Animais-Natureza)

6. Party for the Animals (Dutch: Partij voor de Dieren)

7. Party for the Animals(Dutch: Partij voor de Dieren)

8. Party for Animal Welfare (PAW)[9]

9. Justice for All Party(Hebrew: מפלגת צדק לכל)[7]

10. Italian Animalist Party(Italian: Partito Animalista Italiano)

11. Humane Party

12. Human Environment Animal Welfare Party(German: Partei Mensch Umwelt Tierschutz)

13. Fokus

14. DierAnimal

15. Animals Party (Swedish: Djurens parti)[5]

16. Animalist Party (French: Parti animaliste)

17. Animalist Party Against Mistreatment to Animals (Spanish: PACMA)

18. Animalist Movement (Italian: Movimento Animalista)

19. Animal Welfare Party

20. Animal Protection Party of Canada

21. Animal Protection Party

22. Animal Politics EU (Europarty)

23. Animal Party[2] (Greek: Κόμμα για τα Ζώα Κύπρου)

24. Animal Party (Turkey)[4] (Turkish: Hayvan Partisi)

25. Animal Party (Greece) (Greek: Κόμμα για τα Ζώα)[10]

26. Animal Justice Party of Finland (Finnish: Eläinoikeuspuolue)

27. Animal Justice Party

 

 

물론 이 표에 나오지 않은 동물과 관련된 정당들도 있다. 한 가지 예로 오스트리아에는 ‘Animal Right Part’(동물권 당)이 있다. 즉, 전 세계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당이 동물을 대변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의석을 하나도 차지하지 못한 정당들만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과 관련된 정당의 의원들은 꽤 많은 나라에서 의석을 차지했다.

 

정당이 많기 때문에 모든 정당을 다 살펴볼 수는 없다. 필자가 경험한 동물과 관련된 정당들의 이야기만 다뤄보고자 한다. 먼저 2019년 한 독일인의 투표용지를 본 적이 있다. 함께 일하던 사이였는데, 길쭉한 용지를 펼치며 투표용지라고 했다. 정당을 소개해달라고 했고 3개의 정당 이름에 ‘동물(Teir)’이 있었다.

 

 

 

 

8번 ‘동물복지당’, 19번 ‘동물 복지  Here!’ 20번 ‘동물복지 연맹’

 

우리나라에는 정당 이름에 ‘동물’이 들어간 정당이 단 하나도 없는데, 독일에는 3개나 있다는 사실에 사진을 찍어두었다. 기억에 따르면 정당 번호가 낮을수록 의석을 많이 차지했거나, 지난 투표에서 투표율이 높았던 정당이다. 동물복지 당이 지난 투표에서 8번째로 투표를 많이 받았던 정당이라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

 

또 다른 동물과 관련된 정당을 접하게 된 것은, 일을 하게 된 비건 식당에서였다. 식당에 ‘동물 정의당(Animal Justice party)’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왔다. ‘진짜 정당인가?’ 하는 생각에 검색을 해봤는데, 실제 호주의 정당이었고 의원도 1명 정도 배출하고 있었다. 이 일이 있은 지 몇 달 뒤 투표 시즌이 되었고 길거리에 후보들 사진이 걸려있었다. 이 시기에 ‘동물 정의당(Animal Justice party)’에 대한 이야기를 유색인종 호주인 친구와 나눴다. 친구는 동물 정의당이 동물과 관련된 정책을 내지만, ‘백인 중심적’이라고 했다. 실제로 우리 동네(골드코스트)에 출마한 정치인들은 대부분 백인이었고 동물 정의당(Animal Justice party)의 구성원도 대부분 백인이었다. 친구도 비건이었고 동물권 운동을 오랫동안 해 왔지만, 유색인종이라는 교차적인 정체성 속에서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고 해서 좋아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동물 정당’이 있으니 참 좋은 나라다” “참 부럽다”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동물을 어떻게 대변할 수 있을까?’를 보다 심도 있게 다뤄보기 위해서 이 글을 쓴다. 동물권 운동가들이 많이 쓰는 문구 중에 ‘Voice for the voiceless’라는 문구가 있는데, ‘목소리 없는 자들을 위한 목소리’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동물을 위해 목소리를 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을 완벽하게 대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동물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황금률이라고 부르는 ‘다른 사람이 해 주었으면 하는 행위를 하라’는 윤리적 방법론을 채용해서 우리는 동물들을 대변한다. ‘내가 동물이라면?’ ‘내가 도축장에 간 돼지라면?’과 같은 생각을 하며 우리는 동물을 대변한다. 이때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우리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임신을 해보았고 아기를 낳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젖소가 계속해서 임신하고 출산을 반복해 우유를 짜낸다는 사실이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서 ‘입장 바꿔’ 생각할 때 다른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동물을 대변할 수 있는 세상이다. 다양한 계층, 다양한 성별, 다양한 나이를 가진 사람들이 동물을 대변해야지만 우리는 동물을 더욱 잘 대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세상도 평등하지만은 않다. 성 소수자가 목소리 내기, 유색인종이 백인 사회에서 목소리 내기, 여성이 목소리 내기, 장애인이 목소리 내기란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동물을 대변하고 싶다면, 성 소수자도, 유색인종도, 여성도, 장애인도 평등하게 동물을 위해 목소리 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 동물과 관련된 정당이 생긴다면, 모든 인간이 동물을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 제국주의는 ‘서구문화는 좋아’라는 환상을 우리에게 심어주었다.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우리는 가릴 건 가려서 좋은 것만 가져와야 한다. ‘동물 정당’을 만드는 것은 참 좋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 동물도 평등한 동물 정당을 만들어야만 한다.

 

동물과 관련된 영상을 만들거나, 사진을 선택하거나, 글을 쓰거나, 정책을 만들 때 우리는 동물을 어쩔 수 없이 대변해야만 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문장이 있다.

 

 

목소리 없는 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침묵을 강요받았거나, 듣지 않으려 하기에 들리지 않게 된 자들이 있을 뿐이다.

There's really no such thing as the 'voiceless'. There are only the deliberately silenced, or the preferably unheard
- Arundhati Roy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동물을 대변할 수 있는 세상, 정치, 정당을 원한다.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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